기독교 상담 시리즈 3 가족을 내가 도울까? 하나님이 도우실까?

연을 끊어. 연락하고 지내지마.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안그래 절대 , 무조건 잘 준비해서 독립해! 

요즘 온라인에서 가족 때문에 힘든 이야기를 하면 가장 많이들 하는 반응이다.  폭력이나 위협에 대해서는 최대한 상황을 피해야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닌데 같이 살기가 고통스러운 가족들이 있다. 그들의 삶의 방식, 습관,  언어,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하는 방식 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고통받는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독립해서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가족들과의 갈등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한주간 가족에 대한, 특히 부모님에 대한 문제로 나를 찾아온 사람만 여러명이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양육 방식이나 부모님이 제공해주는 제한된 환경에 갇혀서 지내야 했기 때문에 힘들다. 저항하고 싶거나 상황을 개선하고 싶어도 아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도 , 어린 시절에 힘든 상황을 제공했던 부모와의 관계는 여전히 쉽지 않다.  

어릴 적에 건강하게 자녀를 길러낸 부모라면 대부분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도 잘 지내며, 자녀들과도 사이가 좋다. 그러나 어릴 때 잘 지냈더라도 부모님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정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또는 반대로 나 자신이 그렇게 변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 가족들과의 관계가 힘들때가 있다.  그럴 때 정말 가족들과 연을 끊고 혼자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기대,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나님이 하셔야 하는 것의 경계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는 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나머지는 가족들에게 그들이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도록 응원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살아가는 방식이 그들에게는 편하고 잘 살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나에게도 그러하셨듯이 그들에게도  일하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라면 또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하나님을 믿지만 왜 가족과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우리 가족은, 우리 부모님은 언제까지 저렇게 힘들게, 혹은 속을 썩이며 살까?  하나님은 왜 빨리 그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을까?  다른 사람은 내가 돕는다고 말하면서 우리 가족은 잘 못돕고 있는데 이게 맞을까?

이런 의문은 ” 독립과 의존” 이라고 하는 키워드로 풀어 볼 수 있겠다. 

가족의 문제를 생각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첫번째는 키워드는 독립이다.  흔히 ” 자녀 양육의 목표는 독립시키는 것” 이라고 한다. 아이가 처음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점점 더 할 수 있는게 많아지게 키워서 그 아이가 건강한 성인으로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면 양육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부모나 형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족들과의 관계는 “서로 각각 잘 독립되어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교류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내 방식만 맞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부모도 형제도 각자 자기가 하고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중이다.  그 모습이 객관적으로 부족해 보여도 그 사람에게는 그게 마음에 드는 방식이고 최선의 방식이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인정을 하게 될 때 우리는   가족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의 경계를 알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완전하지 않고 한계가 있다. 그리고 개인의 한계는 모두 다르다. 그래서 가족들의 어려움을 열심히 돕는 것도, 또는 자꾸 부딪히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때로는 두고 사는 것도 모두 자신의 한계를 알고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고, 나의 독립성 역시 방해받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과의 관계를 이렇게 설정해 버리면 이 설명에 하나님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제는 ” 의존” 에 대해서 이야기 할 차례다. 인간의 양육의 목적이 독립이라면 하나님의 그 자녀에 대한 양육의 목적은 ” 하나님에 대한 의존” 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 신앙이 자라간다는 것은  “나의 하나님에 대한 독립성을 거부하고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 이다. 우리가 아무리 우리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가족에게 최선을 다해도 우리는 모든 상황을 바꿀 수 없다. 모든 것을 낫게 만들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께 “의존” 해야한다. 그리고 우리의 가족 역시 하나님께 의존해서 살도록 기도해줘야 한다. 그들의 신앙이 그렇게 잘 자라도록 기도하고 돕는 것이 우리의 “서로간의 독립성”을 지키는 방법이다. 우리 인간은 서로를 진정으로 구원해 낼 수 없으며 하나님이 진정한 구원자이시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나머지는 우리 가족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상태에서 하나님이 그들에게도 일하시기를 기도하고 또 기다려주어야 한다.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그러하셨던 것 처럼. 

오늘도 가족들 때문에 속이 상하고 답답하고 무력함을 느끼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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